7살의 선택
첫째는 일주일에 한 번 유아체육학원을 다니고 있다.
맞벌이 부부라 퇴근 시간이 늦고, 집에서 충분히 놀아주기 어렵다 보니 체력이라도 길러주고 싶어서 보낸 학원이었다.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다녀오면 많이 피곤해했다.
괜히 무리시키는 건 아닐까 마음이 쓰였지만, 요즘은 적응을 했는지 학원을 다녀와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이제 7살도 되었고, 체육 수업을 조금 늘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 태권도를 하는데, 아이는 늘 재밌다고 말했다.
관장님이 좋다며 이야기를 꺼낸 적도 있었다. 태권도를 더 보내볼까 생각했다.
저녁밥을 먹으면서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이제 다음 달부터는 체육관에서 태권도로 바꿔볼까? 이번에는 일주일에 다섯 번도 갈 수 있대.”
첫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좋다는 건지, 싫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요즘 들어 묵묵부답이 잦아졌다. 생각을 하는 중인건가 하다가도.. 결국 답이 오지않기도한다.
벌써부터 엄마를 멀리하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물어봤다.
“지금 다니는 태권도로 갈 건데, 어때?”
그러자 첫째는 또 뜸을 들이더니 “응, 다닐래”라고 말했다.
그 말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지금 다니는 체육학원은 친구와 함께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태권도는 이제 혼자 다녀야 했다.
“근데 태권도는 지금 친구랑 같이 다니지는 못해.”
그랬더니 첫째는 뜻밖의 말을 했다.
“좋아. 근데 나 미술학원도 다닐래.”
갑자기 나온 미술학원 이야기에 당황했다.
왜 미술학원을 다니고 싶냐고 물으니,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집에서도 엄마랑 그림을 그리잖아, 라고 말하니 아무 말이 없었다.
내 직감으로는 친구 때문인 것 같았다.
친한 친구가 미술학원을 다니는데, 그 친구가 가는 날마다 아이는 미술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랑 같이 다니고 싶어서 그러냐고 물었지만, 이번에도 대답은 없었다.
정말 그림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친구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일까.
태권도를 보내야 할지, 미술학원을 보내야 할지 쉽게 결정이 나지 않았다.
예체능 학원 하나 보내는 것도 이렇게 고민이 많은 일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으면서도, 부모로서 뭘 더 해줘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하루였다.